법인차·렌터카·택시의 전동화 — 플릿이 대중화의 속도를 정하나

2022년 한국에 등록돼 있던 전기 승용차 가운데 30.2%는 렌터카·택시 같은 영업용 차량이었다. 같은 해 승용차 전체에서 영업용이 차지한 몫은 7.5%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렌터카, 택시 등 영업용 차량의 보급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됐다고 적었다. 승용차 100대 중 7~8대뿐인 영업용이 전기 승용차에서는 10대 중 3대였다는 뜻이다.

몇 해 뒤 미국의 대형 렌터카 회사 허츠(Hertz)는 반대 방향의 기록을 남겼다. 2021년 테슬라 10만 대 구매를 발표했던 이 회사는 2024년 1월 미국 플릿에서 전기차 약 2만 대를 팔기로 하면서 2023년 4분기에 약 2억 4,500만 달러의 감가상각비를 추가로 인식한다고 공시했다. 유럽에서는 “신차 10대 중 6대가 법인 차량”이라는 숫자가 플릿이 전기차를 끌고 간다는 근거로 자주 인용된다. 그런데 유럽연합(EU) 전체로 보면 2023년 법인 신차의 순수전기차(BEV) 비중은 14.1%로 개인 구매자(15.6%)보다 낮았다(T&E 분석, 보도 인용).

22편 「전기차의 탄소 계산서」는 주행거리가 길수록 생산 단계에서 진 탄소의 빚을 빨리 갚는다는 결론으로 끝났다. 많이 달리는 차들의 집합인 플릿(fleet)을 먼저 바꾸면 대중화도 빨라질까. 이번 글은 법인차·렌터카·택시·관용차를 차례로 나눠 한국과 해외의 숫자를 확인하고, 플릿이 개인 시장으로 전기차를 넘기는 경로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따진다. 21편 「EV 보조금의 경제학」이 남긴 빈칸, 곧 한국 보조금이 법인·렌터카에 얼마나 갔는지도 다시 찾아봤다.

핵심 요약

  • 플릿은 한 덩어리가 아니다. 한국 택시는 신차 평균보다 확실히 빠르다. 2023년 신규 택시의 35.6%가 전기차였고, 같은 해 신차 전체의 전기차 비중은 약 9%였다(계산값). 그러나 서울 법인택시(2026년 1월 등록 기준)의 전기차 비중은 4.3%로 개인택시(14.5%)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고, 대형 렌터카사가 내놓는 ‘친환경차’ 비중에는 하이브리드가 섞여 있다.
  • 유럽의 ‘법인 60%’는 분해해서 읽어야 한다. EU 법인 신규 등록의 19.7%는 제조사 자가등록, 15.5%는 렌터카였다(2024). 법인의 BEV 비중이 개인보다 높은 곳은 벨기에(2025년 3분기 법인 55% 대 개인 11%)·네덜란드·영국처럼 세제가 전기차 쪽으로 기운 나라다.
  • 렌터카는 되팔 때의 값에 산다. Hertz는 2024년 1월 전기차 2만 대 매각을 결정하고 4월 3만 대로 늘리며 감가 비용을 두 차례(2023년 4분기 약 2억 4,500만 달러, 2024년 1분기 1억 9,500만 달러) 처리했고, Avis Budget은 2025년 4분기 미국 전기차 렌터카와 관련해 약 5억 1,800만 달러의 손상 등을 인식했다.
  • “많이 달릴수록 유리하다”는 절반만 맞다. 뉴욕시 택시리무진위원회(TLC)의 호출차 기사 비용 모델에서 전기차는 연료비를 901달러 아꼈지만 충전에 쓰는 기사의 시간이 3,120달러로 잡혀 연간 총비용이 내연차보다 3,766달러 많았다(계산값). 반면 집이나 차고지 충전을 전제한 다른 연구들에서는 대체로 전기차가 유리했다.
  • 플릿에서 개인으로 가는 세 길의 성적은 다르다. 호출차가 충전망의 큰 고객이라는 자료는 있다(미국 EVgo 공공망 처리량의 약 4분의 1). 다만 미국 한 사업자의 자료다. 중고 전기차 공급은 늘고 있지만 그중 플릿 출신이 얼마인지와 가격·구매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타보거나 몰아본 경험의 효과는 연구마다 엇갈린다.
  • 한국 제도는 플릿에 걸린 힘이 약하다. 렌터카·대기업 13%, 택시 7%의 구매목표는 2022년 이후 그대로이고 미이행 제재가 없으며, 법인 업무용차의 비용 처리 규정에는 아직 전기차 특례가 없다(2027년부터 전기·수소차 한도를 올리는 정부안이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구매 의무가 걸린 공공부문은 2025년 의무 적용 신규 차량의 94.6%가 전기·수소차였고, 민간에서는 구매목표가 닿지 않는 개인택시가 법인택시보다 빨리 바뀌었다(연료비·보조금·차령 유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 전체가 법인·렌터카·택시에 얼마나 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고, 한국환경공단이 법인·렌트·리스 업체에 국비를 직접 준 경로의 2023년 실적(1,305억 원)만 확인됐다.

플릿은 하나가 아니다 — 네 갈래의 차

플릿이라는 말은 편리하지만 서로 다른 차들을 한데 묶는다. 이 글에서는 네 갈래로 나눈다. 첫째는 법인이 업무용으로 사거나 장기렌트·리스로 쓰는 차, 둘째는 며칠 단위로 빌려주는 단기 렌터카와 카셰어링, 셋째는 택시와 호출형 플랫폼 차량, 넷째는 국가기관·지자체·공공기관의 관용차다. 누가 차를 고르는지, 얼마나 오래 쓰는지, 얼마나 달리는지가 갈래마다 다르고, 그래서 전기차가 유리해지는 조건도 다르다.

한국 통계는 이 구분을 깔끔하게 보여 주지 못한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통계는 승용차를 관용·자가용·영업용으로 나누는데, 영업용은 대부분 택시와 렌터카(대여사업용)다. 일반 법인 업무용차와 시설대여(리스) 차량은 자가용에, 장기렌트 차량은 대여사업용(영업용)에 들어간다. 2025년 말 승용차 2,203만 8,603대 가운데 영업용은 136만 9,073대(6.2%), 관용은 3만 7,360대였다(비중은 계산값). 도입부의 KDI 수치(2022년 누적 7.5%)와는 연도가 다르고 집계 범위의 차이도 확인하지 못해, 두 값을 시계열로 잇지 않았다. 이 용도별 통계에서 ‘법인차’를 따로 떼어 볼 수 없다는 점이 이 글 내내 한계로 남는다.

플릿(fleet)과 잔존가치(residual value) — 플릿은 한 회사나 기관이 여러 대를 보유·운용하는 차량 집단이다. 이 글은 택시를 업종 단위로 묶어 플릿에 넣는데, 여기에는 1인 1차인 개인택시도 들어간다. 범위는 자료마다 다르다. 유럽 자료의 ‘법인(corporate)’에는 리스사·렌터카와 함께, 제조사·딜러가 전시·시승용이나 판매 실적을 위해 자기 명의로 먼저 등록한 차(자가등록)까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한국 등록 통계의 ‘영업용’은 대부분 택시와 렌터카다. 잔존가치는 일정 기간 뒤 차를 팔 때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값이다. 렌터카와 리스의 수익, 그리고 리스료가 이 값으로 정해진다.
유형 보유·교체 주행 경제성을 가르는 것 한국에서 확인되는 숫자
택시·호출차 차령 상한: 전기·수소 일반택시(법인) 6년, 개인택시 9년 사업용 LPG 승용(택시 중심) 하루 평균 116km(2025) 연료비, 충전에 쓰는 시간 신규 택시 중 전기차 35.6%(2023)
단기 렌터카·카셰어링 짧다. Hertz 미주 매각 차량의 평균 보유 25개월 대여 수요에 따라 다르다 되팔 때의 값(잔존가치) 렌터카 중 전기차 3.1%(2021년 말)
법인 업무용·장기렌트·리스 유럽 법인차 3~4년(개인 8~10년) 법인마다 다르다 세제, 리스료(잔존가치가 반영됨) 법인이 산 수입차 중 전기차 13%(2024)
공공 관용차 — 기관마다 다르다 법정 구매 의무 의무 적용 신규 차량 중 전기·수소 94.6%, 전체 신규 대비 최소 41.1%(2025)

※ 출처는 본문 각 절의 링크. 택시 차령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별표 2, Hertz 보유기간은 2024 사업연도 연차보고서(10-K), 유럽 보유기간은 T&E(2023), 주행거리는 한국교통안전공단 통계.

왜 플릿인가 — 물량, 주행거리, 회전

플릿을 먼저 바꾸자는 주장에는 세 기둥이 있다. 첫째는 물량이다. 2026년 상반기 국내 승용차 신규 구매에서 개인은 49만 대로 3.3% 줄었고, 법인·사업자는 26만 3,000대로 10.5% 늘어 비중이 32.0%에서 34.9%로 올랐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분석, 보도 인용). 법인·사업자 가운데 대여사업용(렌터카)은 16만 7,000대로, 승용 신규 구매의 약 22%다(계산값). 수입차만 보면(수입차협회의 ‘법인’ 분류로, 앞의 ‘법인·사업자’와 범주가 다르다) 2025년 구매자의 35.8%가 법인이었고 2026년 8월 한 달은 40.4%였다. 미국에서는 2025년 플릿 판매가 222만 7,876대였고 그중 54%가 렌터카였다(업계지 오토모티브 플릿 집계).

둘째는 주행거리다. 한국교통안전공단 통계에서 2025년 사업용 승용차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69.3km로 비사업용 29.9km의 2.3배다. 택시가 중심인 사업용 LPG 승용차는 하루 116km를 달렸다. 2024년 값으로 계산하면 사업용(등록 통계의 영업용) 승용차는 대수로는 승용차의 6.0%지만 승용차 전체 주행거리의 11.9%를 차지했다(계산값). 같은 차와 같은 에너지 조건이라면 주행거리가 두 배일 때 줄어드는 연료와 운행 단계 배출도 두 배에 가깝다. 22편의 손익분기 논리가 플릿에서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이유다.

셋째는 회전이다. 유럽의 법인차는 3~4년, 개인차는 8~10년 보유되고, EU 시민 10명 중 약 8명은 중고차를 산다(환경단체 T&E 정리). 법인이 오늘 산 전기차가 3~4년 뒤 중고차 시장으로 나와 개인 구매자의 진입 가격을 낮춘다는 논리다. 이 세 기둥이 실제로 서 있는지는 나라별·유형별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한국의 숫자 ① — 택시는 앞서 있다

택시는 한국의 민간 플릿 가운데 전동화가 앞서 있다. 2021~2023년 3년 동안 새로 등록된 택시 11만 1,583대 가운데 전기차는 3만 3,400대로 약 30%였다. 2018~2020년에는 2.3%였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자료, 보도 인용). 연도별로는 2021년 신규 택시 3만 4,777대 중 4,993대로 14.4%, 2023년에는 1만 2,552대로 35.6%였다(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집계, 보도 인용). 두 집계는 기관이 달라, 카이즈유의 2021~2023년 연도별 전기택시(4,993대·1만 5,765대·1만 2,552대)를 더하면 협회의 3년 합계보다 90대 적다. 같은 2023년 신차 전체(버스·화물 포함)에서 전기차는 175만 대 중 16만 2,000대로 약 9.3%였다(계산값). 신규 택시의 전기차 비중이 신차 평균의 네 배 가까이 된다.

차종은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E-GMP) 차량에 몰렸다. 2021~2023년 신규 전기택시 중 아이오닉 5가 1만 4,804대, EV6가 7,353대, 아이오닉 6가 3,913대로 세 차종이 약 78%를 차지했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자료, 보도 인용, 계산값). 다만 상승세는 2023년에 꺾였다. 그해 전기택시 신규 등록은 전년(1만 5,765대)보다 20.4% 줄었고, 보도는 그 이유로 가격과 충전 시간, 인프라를 꼽았다. 2024·2025년 연간과 2026년 현재까지의 같은 기준 전국 집계는 이번 조사에서 확보하지 못했다.

서울시의 연료별 등록 재고로 보면 숫자가 작아진다. 서울 택시 6만 5,000대 가운데 전기차는 7,793대, 12.0%다(2026년 1월, 연료별 집계). LPG가 84.7%로 여전히 주력이다. 그리고 이 12.0%는 고르게 나뉘어 있지 않다. 개인택시 4만 9,048대 중 전기차는 7,102대(14.5%)인데, 법인택시 1만 5,952대 중에는 691대(4.3%)뿐이다(연료별 집계 기준으로, 같은 자료의 법인택시 면허 2만 2,567대에서 말소 6,615대를 뺀 값이다). 법인택시에서는 하이브리드(923대)가 전기차보다 많다(비중은 계산값).

관점 ① 한국 택시의 전환을 이끈 것은 ‘법인’이 아니라 ‘개인’이다

“플릿이 전환을 이끈다”고 할 때 흔히 떠올리는 것은 회사가 수백 대를 한꺼번에 바꾸는 장면이다. 한국 택시는 그렇지 않았다. 2023년(9월 보도 시점) 신규 전기택시 가운데 법인택시 몫은 10% 수준으로 알려졌고, 법인 사업자들은 “충전에 최소 수십 분 이상 걸리는 데 따른 차량 유휴 시간 증가”를 이유로 전기택시를 꺼린다고 전해졌다. 서울시가 전기택시 지원 사업을 본격화한 2019년의 첫 모집에서도 신청 443대 가운데 법인택시는 3개 사 60대였다. 같은 보도는 서울 법인택시의 평균 영업거리를 약 440km로 전했다(2021년 보도). 두 사람이 교대로 하루 종일 모는 차는 충전으로 서 있는 시간이 곧 매출 손실이다.

법인택시의 형편도 녹록지 않다. 서울 법인택시 가동률은 2019년 50.4%에서 2022년 32.5%로 떨어졌고, 2025년 6월에는 2만 2,567대 중 7,047대(31.2%)가 휴업 상태였다. 이 경영난이 전기차 교체를 늦춘다는 연결은 추론이지만, 한국 택시의 전동화가 주로 혼자 운행해 교대 손실이 없는 개인택시 사업자들의 선택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숫자가 보여 준다. 엄밀히 말하면 1인 1차의 개인택시는 ‘여러 대를 운용하는’ 플릿도 아니다.

재고 전체로 보면 KDI의 숫자가 이 흐름을 요약한다. 2022년 누적 등록 기준으로 전기 승용차의 65.6%는 자가용, 30.2%는 영업용, 4.2%는 관용이었다. 승용차 전체에서는 각각 92.2%, 7.5%, 0.4%였다. 같은 보고서는 자가용만 떼어 분석하면 가격과 충전기에 대한 반응(탄력성)이 전체보다 작게 나온다고 밝혔다. 영업용과 관용이 가격과 충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초기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뜻으로 읽힌다(KDI FOCUS는 집필자 개인 의견이며 학술지 심사를 거친 자료는 아니다).

한국의 숫자 ② — 렌터카·카셰어링·법인차·관용차

렌터카는 사정이 다르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집계로 2021년 말 렌터카 중 전기차는 3만 485대, 3.1%였고 하이브리드는 6만 8,357대(6.9%)였다. 그 뒤 렌터카 전체의 전기차 비중을 보여 주는 공개 통계는 찾지 못했다. 대형사의 숫자는 있지만 대부분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기준이다. 롯데렌탈의 신규 구매 중 친환경차 비중은 2023년 31%에서 2025년 50%로 늘었고, 2025년 신규 장기렌트 계약 중 친환경차는 53%였다. SK렌터카는 보유 약 20만 대 중 친환경차(BEV·HEV·PHEV)가 17% 정도라고 밝혔다(2024년 9월). 인용한 자료에서는 두 회사 모두 전기차만의 비중을 확인할 수 없었다.

카셰어링도 비슷하다. 롯데렌탈의 그린카는 전체 대여 건수 중 전기차 비중이 2025년 6%대에서 2026년 3월 약 11%로 올랐다고 밝혔다. 같은 시점 보유 차량 중 친환경차(하이브리드 포함)는 13.1%였다(같은 기사). 같은 2026년 상반기 승용 신차에서 전기차 비중은 22.9%였다. 대여 건수, 보유 차량, 신차는 분모와 범주가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카셰어링이 전기차 전환을 앞서 이끈다고 판단하려면 같은 기준의 보유·신규 구매 비중이 필요하다.

법인 업무용차만의 전기차 비중은 국산을 포함한 공개 통계로 확인하지 못했다. 수입차만 보면 법인이 산 전기차는 2020년 1,669대에서 2024년 1만 2,073대로 늘었고, 법인이 산 수입차 중 전기차 비중은 1.7%에서 13%가 됐다(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 보도 인용). 2024년부터는 취득가 8,000만 원 이상인 법인 업무용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이 붙는다. 이 고시는 전기차 번호판(파란색) 대상에서 법인업무용 자동차를 뺀다. 고가의 법인 전기차도 연두색 번호판을 단다는 뜻이다. 1억 원 이상 법인 명의 수입차는 2023년 5만 1,083대에서 2024년 3만 5,320대로 줄었다가 2025년 4만 1,155대로 다시 늘었다(고시 기준 8,000만 원과 통계 기준 1억 원이 다르고, 전기차만의 수치가 아니어서 번호판 제도의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공공 관용차는 의무가 있다. 2025년 국가기관·지자체·공공기관이 새로 사거나 빌린 차 1만 9,040대(승용·승합·화물 포함) 가운데 의무 적용 대상은 8,271대(43.4%)였고, 그중 전기·수소차가 7,826대(94.6%)였다. 전체 신규 기준으로는 확인되는 것만 41.1%다(의무 밖 차량의 연료 구성은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해 신차 전체에서 전기차 비중은 13.1%였다(협회 집계, 수소차 제외). 특수·긴급차 등 의무 밖 차량이 1만 769대(56.6%)였다. 의무를 채운 기관은 91.0%로 전년 95.4%보다 낮아졌는데, 전기승용차 1대를 1.5대로 쳐 주던 환산 방식을 2025년부터 1대로 바꾼 영향이 크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관점 ② 94.6%와 41.1% — 의무가 닿은 신규 차량은 거의 다 전기·수소차였다

같은 공공부문에서 2025년 의무 적용 신규 차량은 거의 전부 전기·수소차였다. 전체 신규 기준으로는 확인되는 것만 41.1%이고, 의무 밖 차량 1만 769대의 연료 구성은 공개되지 않아 실제 비중은 이보다 높을 수 있다. 다만 의무 밖 차량에는 특수·긴급차와 승합·화물차처럼 전기차 대안이 적은 차종이 많아, 이 차이를 제도만의 효과로 읽을 수는 없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의무가 걸린 신규 차량까지다. 보유 차량 전체의 전환율이나 과태료만의 효과를 뜻하지는 않는다. 민간 플릿에 대한 한국의 제도가 어떤 강도인지는 뒤에서 따로 본다.

한국 플릿 유형별 전기차 비중 비교 — 신규 택시와 신차 전체, 서울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공공부문 의무 적용 차량과 전체 신규, 2022년 전기 승용차 중 영업용 비중
그림 1. 한국 플릿의 전동화 — 유형마다 속도가 다르다 (클릭 시 확대)

21편의 빈칸 — 보조금은 플릿에 얼마나 갔나

21편은 “한국에서 법인·리스·렌터카가 받는 보조금 비중은 이번 조사에서 공개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썼다. 이번에 다시 찾았다. 전체 그림은 여전히 없지만 한 갈래는 확인됐다. 협회와 국토교통부가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통계는 ‘누가 샀나'(구매 주체)와 ‘무엇을 샀나'(연료)를 각각 따로 보여 줄 뿐, 둘을 교차한 표는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다. 2026년 상반기 분석을 전한 보도에는 전기차 렌트·대여 물량이 2만 8,077대로 108.9% 늘었다는 교차 수치가 하나 나오지만, 구매 주체별 전기차 통계를 체계적으로 보여 주지는 않는다. 전기차 보조금의 대상별(개인·법인·택시·기관) 전체 집행 실적도 공개 자료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법인·개인사업자 등이 국비만 받는 한국환경공단 경로의 실적은 공개돼 있다. 공단은 2023년 신규 구매 법인과 렌트·리스 업종의 전기차에 1,305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국비만의 금액이고 지자체를 거쳐 지원된 법인·택시 몫은 들어 있지 않아, 법인·렌터카가 받은 보조금 전체는 아니다.

회사 단위의 흔적도 있다. 쏘카의 2026년 반기보고서는 ‘전기차 등’ 유형자산에 대한 정부보조금 수령액을 24억 538만 원으로 적었다. 전년 같은 기간(3억 6,082만 원)의 약 6.7배다. 롯데렌탈의 2025년 사업보고서는 친환경차법에 따른 전기·수소차 구매보조금을 받고 있다고 밝혔고, 연결 현금흐름 주석의 ‘정부보조금’ 항목은 2025년 약 367억 원(2024년 약 274억 원)이었다. 회사 단위 숫자라 전국 보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바꿀 수는 없다.

제도의 설계는 방향을 보여 준다. 2026년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에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가 2년 안에 2대 이상 전기승용차·전기화물차(초소형 제외)를 사면 한국환경공단 민간보조사업으로 국비만 지원하고 지방비는 주지 않는다. 지자체 보조는 택시법인, 1대만 사는 법인·개인사업자 등에만 열려 있다. 전기택시에는 250만 원을 더 주되 택시법인은 중소기업일 때만이고, 지자체는 배정 물량의 최대 5%를 택시·택배에 먼저 떼어 둘 수 있다. 요건을 갖춘 내연차를 처분하고 전기차를 사면 주는 전환지원금은 개인만 받는다. 같은 항목 아래에는 리스·렌탈 사업 목적으로 사면 국비에서 180만 원 이내(차종별 국비 수준에 비례)를 더 주는 조항도 있다. 대량 구매 플릿에 국비는 얹어 주면서 지방비에서는 밀어내는 이중 구조다.

한국의 제도 — 제재 없는 구매목표

민간 플릿에 대한 한국 제도의 중심은 환경친화적 자동차법 제10조의3의 ‘구매목표’다. 2022년 1월 28일 시행됐고, 대상은 시행령이 정한다. 렌터카는 직전 사업연도 말 보유 대수 3만 대 이상인 사업자, 법인택시(일반택시)와 시내버스는 200대 이상 보유 사업자, 그리고 택배사업자·우수물류기업과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기업이다. 사실상 대형 렌터카 몇 곳과 대기업, 큰 택시회사만 해당한다.

목표 비율은 산업통상부 고시가 정한다. 현행 고시는 렌터카·대기업에 전기·수소차 13% 이상, 택시 7% 이상, 시내버스 6%, 택배 20%를 요구한다. 2022~2024년에는 렌터카·대기업에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22% 이상’이라는 목표가 따로 있었지만 2025년 고시에서 빠졌다. 직전 사업연도에 손실이 나는 등 경영이 나빠져 사업자가 요청하면 목표를 2분의 1 범위에서 깎아 줄 수 있고, 초과 구매분은 다음 해 실적으로 넘길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법의 과태료 조항(제16조)은 충전 방해와 전용주차구역 위반만 다룬다. 법은 대상 기업이 매년 구매계획서를 내도록 의무화했지만, 목표를 채우지 못했을 때의 제재는 두지 않았다. 민간 구매목표의 이행률 공식 집계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판매하는 쪽에 대한 목표는 올라갔다. 대형 제작·수입사(연평균 10만 대 이상 판매)의 무공해차 보급목표는 2025년 22%, 2026년 24%이고 2030년 50%까지 오른다. 다만 이 목표도 미달분을 다음 해부터 3년 안에 초과 실적으로 갚을 수 있고, 그래도 남은 부분에만 기여금을 매긴다(2026년 미달분은 2030년 부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1월 보도에서 2020년 제도 시행 이후 기여금이 부과된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공공은 다르다. 대기환경보전법은 차를 6대 이상 가진 국가기관·지자체·공공기관이 새로 사거나 빌리는 차를 100% 1종 저공해차로 하도록 하고, 지키지 않은 지자체·공공기관에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매긴다. 앞에서 본 94.6%는 이 의무가 적용된 신규 차량의 실적이다.

법인 업무용차의 비용 처리 규정은 지금까지 동력원에 중립이었다. 법인세법은 업무용 승용차의 감가상각비를 연 800만 원까지만 그해 비용으로 인정하는데(초과분은 다음 해로 이월), 현행 규정에는 연료나 동력원에 따른 차등이 없다. 2024년부터는 연두색 번호판을 달아야 할 차가 달지 않으면 업무사용금액을 0원으로 본다. 택시·렌터카 같은 운수업·자동차 임대업과 리스사가 사업에서 수익을 얻는 데 직접 쓰는 차는 이 규제 밖이다. 21편에서 본 독일처럼 업무용차의 비용 처리에서 전기차를 따로 우대하는 장치는 아직 없다. 2025년 9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송분야 토론회를 다룬 보도에서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무공해차 전용 자동차세 및 법인세 혜택도 신설할 방침”이라고 전해졌다. 이어 정부는 2026년 8월 세제개편안에서 2027년 1월 이후 새로 취득·임차하는 업무용 승용차의 감가상각비 한도를 전기·수소차는 연 1,000만 원으로 올리고 그 밖의 차는 700만 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정부안이지만, 통과되면 한국에도 업무용차 세제의 동력원 차등이 처음 생긴다.

택시에는 차령이 유인으로 쓰인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은 전기·수소 택시(하이브리드는 제외)의 기본 차령을 일반택시 6년, 개인택시 9년으로 정해 2,400cc 미만 택시(4년, 7년)보다 2년 길게 준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시·도에서는 2년을 더 얹도록 했지만, 실제로 지정된 시·도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검사 결과 등에 따라 차령을 늘리는 연장 제도도 있다.

대상 제도 내용 강제력
국가기관·지자체·공공기관(6대 이상 보유) 대기환경보전법 제58조의5 신규 구매·임차의 100%를 1종 저공해차로 지자체·공공기관 300만 원 이하 과태료
공공기관·지방공기업 친환경차법 제10조의2 구입·임차하는 업무용 차량을 모두 전기·수소차로(2023년 2월 28일부터, 소규모·승합·화물 등 예외) 명단 공표
렌터카(3만 대 이상)·대기업집단 친환경차법 제10조의3 구매목표 전기·수소차 13% 이상(2025년부터 하이브리드 포함 22% 목표 삭제) 제재 없음, 경영 악화 시 2분의 1 감경
법인택시(200대 이상) 같은 구매목표 전기·수소차 7% 이상 제재 없음
법인 업무용 승용차 법인세법 제27조의2, 번호판 고시 감가상각 손금 연 800만 원 한도(현행 전기차 특례 없음, 2027년부터 전기·수소차 1,000만 원·그 밖 700만 원 정부안), 8,000만 원 이상은 연두색 번호판(전기차 포함) 미부착 시 비용 불인정
택시·법인 보조금 2026년 보조금 지침 택시 250만 원 추가(택시법인은 중소기업만), 2년 내 2대 이상 사는 법인·개인사업자는 국비만(승용·화물), 전환지원금은 개인만 지원 조건
대형 제작·수입사 대기환경보전법 무공해차 보급목표 2026년 24% → 2030년 50% 미달 시 기여금(3년 상환 기간 뒤 부과, 부과 사례 없음)

정리하면 한국은 차를 파는 쪽의 목표는 올리고(다만 기여금 부과 사례는 없다), 사는 플릿의 목표는 13%와 7%에 묶어 둔 채 제재 없이 두었다. 공공처럼 구매 의무가 걸린 곳은 신규 차량이 거의 전부 전기·수소차였고, 의무가 닿지 않는 민간에서 빨랐던 것은 개인택시였다(연료비와 보조금, 차령 유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시작된 민간 자발 선언 ‘K-EV100′(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에는 그해 렌트·리스 10개 사도 참여해 2030년까지 99만 대를 무공해차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참여 기업은 377곳(2025년 6월)으로 늘었지만, 참여사 전체를 같은 기준으로 합산한 누적 전환 실적은 이번 조사에서 확보하지 못했다. 2024년에는 업계에서 ‘K-EV100 속도조절론’이 나왔다.

유럽 ① — ‘법인 60%’의 속을 들여다보면

유럽은 “플릿이 전기차를 끌고 간다”는 주장의 대표 사례다. EU 집행위원회는 승용 신차 등록의 약 60%, 밴의 약 90%가 법인이라고 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유럽 신차 가운데 개인 구매자는 10명 중 4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법인 플릿, 딜러, 단기 렌터카가 산다고 정리했다.

그런데 이 ‘법인’의 속은 한 가지가 아니다. 집행위가 2026년 1월 EU 이사회 육상교통 작업반에 발표한 법안 설명 자료에 따르면 2024년 EU 법인 신규 승용차 등록은 리스·장기렌트 41.4%, 회사차 20.7%, 제조사 자가등록 19.7%, 렌터카 15.5%, 기타 실수요 플릿 2.7%로 나뉜다. 법인 등록의 3분의 1 넘게(35.2%, 계산값)는 제조사 자가등록(전시·시승차 등)과 렌터카였다. 집행위는 자가등록 차량을 주행거리가 매우 짧고 1년 안에 중고차 시장으로 넘어가는 차로 설명했다. 독일의 2025년 BEV 54만 5,142대를 데이터포스(Dataforce)가 채널별로 나눈 결과도 같은 방향이다. 실수요 플릿 약 20만 7,000대, 개인 약 19만 5,000대와 함께 제조사 자가등록·렌터카·딜러 등록이 약 14만 4,000대로, 전체 BEV의 약 26%, 개인을 뺀 BEV의 약 41%였다(계산값. 앞의 35.2%는 BEV가 아닌 전 연료 법인 등록 기준이다).

그리고 EU 전체로 보면 법인 신차 가운데 BEV 비중은 개인보다 낮았다. T&E가 데이터포스 자료로 계산한 법인 신차의 BEV 비중은 2022년 10.8%로 개인 14.5%보다 낮았고, 2023년에도 법인 14.1% 대 개인 15.6%로 3년 연속 법인이 낮았다. 2024년 상반기는 법인 12.4%, 개인 13.8%였다. 법인이 신차의 60%를 차지하니 대수로는 법인 BEV가 더 많지만, 법인 물량이 크다는 것과 법인이 전기차를 앞서 고른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EU 법인 신규 승용차 등록의 구성(리스·회사차·자가등록·렌터카)과 국가별 법인 대 개인 순수전기차 비중 비교
그림 2. 유럽 ‘법인 60%’의 구성과 법인·개인의 BEV 비중 (클릭 시 확대)

유럽 ② — 플릿이 앞서는 나라, 그렇지 않은 나라

나라별로 보면 그림이 갈린다. 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를 인용한 리스사 아르발(Arval)의 분석에서 2025년 3분기 BEV 비중은 벨기에 법인 55% 대 개인 11%, 네덜란드 68% 대 34%, 영국 36% 대 19%였다. 세 나라 모두 법인이 앞선다. 공통점은 세제다.

가장 극적인 곳은 벨기에다. 2026년 말까지 사거나 리스한 BEV·수소차는 법인세 비용공제를 100% 받는다(2027년 취득분은 95%). 2023년 7월~2025년 말에 취득한 내연 법인차는 공제 상한이 단계적으로 내려가 2028년 0%가 되고, 2026년부터 주문한 내연 법인차는 처음부터 공제되지 않는다. 이런 세제 아래 2024년 벨기에에 새로 등록된 BEV 약 12만 8,000대 가운데 87%가 법인 등록이었고, 개인 구매자의 BEV 비중은 10%에 그쳤다(국제청정교통위원회, ICCT).

영국은 회사차 현물급여세(BiK)로 움직인다. 무공해 회사차의 과세 비율은 차량 정가의 2025/26년 3%, 2026/27년 4%이고, 2029/30년에는 9%까지 오른다. 영국 교통부 통계에서 2025년 새로 등록된 무공해 승용차의 78%가 회사 명의였다. 다만 교통부도 밝히듯 등록 명의자가 곧 실제 사용자는 아니고(특히 회사·플릿 차량), 개인이 리스사 명의로 빌리는 차도 섞일 수 있어 78%를 곧바로 법인 수요로 읽으면 안 된다.

관점 ③ 영국의 급여공제 리스 — 개인 수요가 법인 통로로 몰렸다

영국에는 직원이 세전 급여에서 리스료를 공제하고 회사 명의의 차를 쓰는 급여공제(salary sacrifice) 방식이 있다. 낮은 BiK에 소득세·국민보험료 절감이 겹치면서 2023년 4분기 급여공제로 나간 신차의 84%가 BEV였다. 같은 시기 개인 장기리스는 BEV 16%, 휘발유차 66%였다(영국 렌터카·리스협회 BVRLA 자료). 통계상으로는 법인 채널이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전기차 수요가 세제가 유리한 통로로 몰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역진성 논쟁도 있다. 2024년 10월 싱크탱크 레졸루션 재단은 이 제도로 실제 리스비가 기본세율 납세자는 28%, 고율·최고세율 납세자는 42%·47%, 개인공제가 줄어드는 연소득 10만~12만 5,140파운드 구간은 62%까지 줄어든다며 고소득층이 가장 큰 혜택을 본다고 지적했고, BVRLA는 이용자의 약 52%가 기본세율 납세자라고 반박했다.

영국 전체 시장은 법인에 기댄 구조가 뚜렷하다. 2025년 신차 202만 520대 가운데 개인 구매는 38.6%였다. BEV 비중은 23.4%로 무공해차 의무(ZEV mandate) 목표 28%에 못 미쳤고, 제조사는 BEV에 대당 약 1만 1,000파운드, 총 50억 파운드 이상의 할인을 얹었다(영국 자동차제조판매자협회 SMMT 추산). 2026년 1~9월 BEV 비중은 26.2%로 올해 명목 목표 33%보다 낮다(제조사별 유연성 장치를 반영한 준수 판정은 아니다).

독일은 세제가 있는데도 법인이 앞서지 않았다. 전기 업무용차는 사적 사용분의 과세 기준을 내연차의 4분의 1(매월 정가의 1% 대신 0.25%)로 낮추고(2025년 7월 이후 취득분은 정가 10만 유로 이하), 2025년 7월부터 2027년 말까지 취득한 전기차에는 첫해에 75%를 상각하는 가속 감가상각을 허용한다. 그래도 2025년 BEV 비중은 법인 18%, 개인 20%로 법인이 약간 낮았다(ICCT). 2026년 개인 구매 보조금이 다시 생긴 뒤 격차는 개인 쪽으로 더 벌어져, 2026년 8월 한 달 BEV 비중은 개인 42.7%, 실수요 플릿 31.7%였다(2025년 ICCT 수치와 집계 기준이 다르다. 데이터포스 집계, 보도 인용). 프랑스에서는 전기차 인도량 가운데 업무용(법인·장기리스·행정기관 포함) 몫이 2024년 1~7월 21.2%였다. 2025년 2월 회사차 현물급여 과세 개편과, 3월 100대 이상 보유 기업이 저배출차 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세금을 물리는 제도가 겹친 뒤 2025년 7월 한 달에는 40.3%(전년 같은 달 27.2%, 1~7월 누계 32.3%)가 됐다.

학술 연구도 세제의 힘을 확인한다. 유럽 31개국의 2010~2022년 자료를 분석한 2025년 논문은 회사차에 매년 1,000유로의 혜택을 주면 BEV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17~40% 오르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50~90% 오른다고 추정했다(Energy Research & Social Science, 피어리뷰). 반면 네덜란드의 전기 회사차 세제를 분석한 2016년 논문은 이 정책의 후생 손실이 포기한 세수보다도 크다고 봤다(Journal of Environmental Economics and Management). 세제는 플릿을 움직이지만, 네덜란드 사례에서는 그 값이 쌌다고 보기 어렵다.

유럽 ③ — 대기업 법인차에 회원국별 전환 목표를 걸다

EU는 한 걸음 더 나갔다. 집행위는 2025년 12월 16일 「청정 법인차 규정(Clean Corporate Vehicles Regulation)」을 제안했다. 대상은 EU 회계지침상 대기업, 곧 자산총액 2,500만 유로·순매출 5,000만 유로·평균 직원 250명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넘는 기업이 새로 등록하는 법인 승용차·밴이다. 의무를 지는 쪽은 개별 기업이 아니라 회원국이다. 각 회원국이 자국 대기업의 신규 법인차 등록에서 저·무배출차 비중 목표를 채워야 하고, 기업별 목표나 세제 같은 수단은 회원국이 정한다. EU 평균으로는 2030년 승용차의 69%를 저·무배출차(ZLEV)로 채우되 45% 이상은 무배출차(ZEV)로 하고(ZEV는 69% 안에 포함), 2035년에는 ZLEV 95%, ZEV 80%로 올리는 안이다. 나라별 목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 따라 다르다. 2028년부터 EU에서 생산된 저·무배출차가 아닌 법인차에는 회원국이 재정 지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도 담겼다. 탄소 정책과 산업 정책이 법인차에서 만난다.

T&E는 대기업이 기업 수로는 0.16%지만 EU 신차의 약 37%를 등록한다고 보고, 제안 목표가 집행위 영향평가의 가장 낮은 시나리오에도 못 미친다며 상향을 요구했다. 반대편의 유럽 리스협회(Leaseurope)는 이 제안을 “잘못된 대상에 쓰는 잘못된 수단”이라고 불렀다. 이런 목표는 BEV 수요를 늘리지 못하고, 충전망·전력망 같은 여건 문제를 풀지 못하며, 리스·렌털로 차를 쓰는 크고 작은 기업의 금융 선택지를 좁힌다는 논리다. 그보다 유럽 전역의 중고 전기차 잔존가치 위기부터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의회 공동보고자 초안은 ZEV 최소치를 54%로 높이자고 했고, 의회의 협상 입장 채택은 2026년 11월로 예정돼 있다. 최종 형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 — 렌터카는 되팔 때의 값에 산다

미국에서는 대형 렌터카 회사들이 먼저 빠져나갔다. Hertz는 2021년 10월 테슬라 10만 대 구매를 발표했고, 이후 GM에서 최대 17만 5,000대, 폴스타에서 최대 6만 5,000대를 5년에 걸쳐 들여와 2024년 말까지 플릿의 25%를 전기차로 만들겠다고 했다. 발표된 수량은 주문 계획이었다. 2024년 1월 회사는 미국 플릿에서 전기차 약 2만 대, 세계 전기차 플릿의 약 3분의 1을 팔기로 했다. 이 조치로 전기차 공급을 예상 수요에 맞추겠다고 했고, 같은 공시에서 주로 전기차와 관련된 사고·파손 비용이 그 분기에도 높았다고 밝혔다. 전기차 수리 생태계의 문제는 15편 「EV 보험과 수리 생태계의 재편」에서 다뤘다. 석 달 뒤에는 매각 대상을 3만 대로 늘리면서, 분기 말까지 남은 매각 예정 전기차를 공정가치로 낮추고 그 분기에 판 전기차의 처분 손실을 반영해 감가상각비 1억 9,500만 달러를 잡았다. 그 분기 차량 1대의 월 감가상각비는 592달러로 전년 같은 분기(253달러)의 2.3배였고, 증가분 339달러 중 119달러가 매각 예정 전기차 몫이었다.

같은 해 3월 최고경영자가 물러났지만, 공시는 사임이 회사와의 이견 때문이 아니라고 적었고 전기차를 언급하지 않았다. 2024 사업연도 연차보고서는 위험 요인으로 운전자가 전기차에 익숙하지 않아 생기는 사고·파손 빈도와 제조사의 신차 가격 변동이 잔존가치에 주는 영향을 들었다. 보스턴대 경영대 교수들은 학내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잇따른 신차 가격 인하가 중고 테슬라 가격을 흔들었다는 점을 짚었다.

Hertz만의 일이 아니었다. 미국의 또 다른 대형 렌터카 회사 Avis Budget도 2025년 4분기에 미국 일부 전기차 렌터카의 내용연수를 줄이고 장기자산 손상 등 약 5억 1,800만 달러를 인식했다. 같은 시기 전기차를 합작사에 팔고 관련 세액공제를 현금화해 1억 8,300만 달러를 받았다. 독일 식스트(Sixt)는 전기차 잔존가치 하락으로 2023년 이익이 약 4,000만 유로 줄었고, 약 17만 대 중 1만 대가 안 되던 플러그인 차량을 수요에 맞춰 줄이겠다고 했다.

구조는 단순하다. 렌터카의 수익성은 대여 수입과 함께, 차를 교체할 때 되파는 값에 크게 좌우된다. 한국에서도 롯데렌탈의 중고차 매각이익은 전체 이익의 약 40%다(2025년 보도). 신차 가격 인하와 배터리 상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중고 전기차 값을 누르면 그 손실은 렌터카의 장부에 곧바로 찍힌다. 12편 「EV 중고차와 배터리 잔존가치」에서 본 정보 비대칭이 렌터카에서는 손익 문제가 된다. 대조적으로 리스 기간이 긴 유럽 리스사 에이번스(Ayvens)는 2025년 신규 승용 등록의 43%(BEV 32%, PHEV 11%)를 전동화 차량으로 채웠고, 중고차 가격 하락의 영향을 지난 2년간의 충당으로 모두 흡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도 2023년에는 중고차 가격 정상화(전기차에 국한되지 않음)가 한 원인이 돼 세전이익이 22.2% 줄었다.

공공 플릿도 미국에서는 뒤로 갔다. 연방 차량의 경량차 신규 조달을 2027 회계연도까지 무배출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로 바꾸겠다던 행정명령 14057에 따라 각 기관은 2023 회계연도에 약 9,500대를 목표로 잡았지만, 연방조달청(GSA)을 통해 주문한 것은 5,500대, 약 60%였다(미 회계감사원). 이 행정명령은 2025년 1월 20일 행정명령 14154로 폐지됐다.

많이 달릴수록 유리한가 — 충전 장소가 답을 바꾼다

플릿 전동화의 가장 강한 논리는 경제성이다. 하루에 많이 달릴수록 연료비 절감이 커진다. 그러나 충전에 쓰는 시간도 주행거리에 비례해 늘어난다. 기사에게 그 시간은 운행하지 못한 시간이다. 두 효과 중 무엇이 큰지는 연구마다 다르게 나온다.

가장 불리한 결과는 뉴욕에서 나왔다. 뉴욕시 TLC가 호출 기사의 최저 보수 기준을 산정하려고 뉴스쿨 연구진에 맡긴 비용 모델은 연 3만 2,500마일을 달리는 전업 기사가 차를 직접 소유할 때 연간 비용을 전기차 2만 8,231달러, 내연차 2만 4,465달러로 계산했다(내연차 범주에는 하이브리드도 포함됐다). 연료비는 충전 3,315달러 대 휘발유 4,216달러로 전기차가 901달러 쌌지만, ‘기사 충전 시간’이 3,120달러로 잡혔다. 선수금 상각분과 잔존가치를 반영한 연간 차량비도 전기차가 1,884달러 많았다. 충전 시간을 빼도 전기차가 646달러 비쌌다(계산값). 다만 내연차는 2015~2019년식,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Y 기준이라 전기차 쪽이 더 새 차이고, 할부 기간도 내연차 5년·전기차 6년으로 달랐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유럽은 반대 결과를 냈다. T&E가 2020년 유럽 5개 도시의 우버 기사를 가정해(하루 227km, 연 6만km, 4년 보유, 집·차고지 충전) 계산한 결과 중형 전기차는 디젤차보다 평균 14%, 파리에서는 최대 24% 쌌다. 다만 브뤼셀은 집·차고지 충전에서도 연 약 600유로 손해였다. 그리고 대형 전기차(테슬라 모델 3)가 충전의 80%를 공공 급속충전에 기대는 시나리오에서는 같은 급 디젤차보다 연 약 1,800유로 비쌌다. 5개 도시 평균 충전요금은 집이 kWh당 0.22유로, 급속충전이 약 0.45유로였다.

ICCT의 미국 연구들도 같은 방향이다. 2019년 분석은 2018년 기준 지역에 따라 급속충전 요금이 집에서 밤새 충전하는 요금의 3~9배이고, 연 4만 마일 기본 조건에서는 2023년께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를 앞서지만 주행이 특히 많은 호출차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가 유리하다고 봤다. 2022년 매사추세츠 분석은 급속충전에만 기대면 전기차의 5년 총운영비가 약 15~30% 늘어난다고 계산했다. 우버가 후원한 2025년 보고서(캐드머스)는 연 4만 마일·4년 보유 조건에서 집에서만 충전하면 4년간 내연차보다 3,000~1만 5,000달러를 아낀다고 봤지만, 연 주행거리가 2만 마일로 줄면 하이브리드 쪽이 유리해진다고 덧붙였다.

연구 조건 결론 결론을 가른 것
뉴욕 TLC 비용 모델(2025) 뉴욕, 연 3만 2,500마일, 직접 소유 전기차가 연 3,766달러 비쌈(계산값) 기사 충전 시간 3,120달러, 차량비
T&E(2020) 유럽 5개 도시, 연 6만km, 4년 중형 전기차가 디젤보다 평균 14% 저렴 대형(모델 3)이 급속충전 80%면 연 약 1,800유로 손해, 브뤼셀은 집 충전에도 손해
ICCT(2019) 미국 8개 도시, 전업 호출 연 4만 마일 기본(연 4만 마일)은 2023년께 전기차가 하이브리드 추월, 연 6만 마일 고주행은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우위 급속충전 요금이 집의 3~9배
ICCT(2022) 매사추세츠, 연 4만 마일 2021년 하이브리드 최저, 2025년 집충전 전기차 최저 전망 급속충전에만 기대면 5년 비용 +15~30%
캐드머스(2025, 우버 후원) 미국·캐나다 4개 도시, 연 4만 마일, 4년 집 충전만 하면 3,000~1만 5,000달러 절감 연 2만 마일이면 하이브리드 쪽
한대희 외(2015, KCI) 대전 택시 실운행 자료 조건부로 전기택시가 LPG보다 경제적 보조금, 충전 시간을 휴식으로 흡수
인천연구원(2019) 인천 택시, 6년(2018~2023년) 전기택시 총 운송원가 12.4% 낮음 연료비 절감이 차값·충전 시간 손실보다 큼

※ 통화와 기준 연도가 다르므로 금액을 서로 비교하지 않는다. 한대희 외는 한국ITS학회논문지 14(2).

기사들의 말도 같다. 우버가 2025년 11월 13개국 기사 약 2만 1,000명에게 물었을 때, 전기차로 바꾸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차값을 꼽은 내연차 기사는 14%였고, “충전으로 잃는 영업시간”(18%)을 꼽은 기사가 그보다 많았다. 캘리포니아 호출 기사(전업·부업) 436명을 조사한 2025년 논문도 전업 기사들이 주행거리에는 자신이 있지만 충전 대기로 인한 소득 손실을 걱정한다고 보고했다. 법인 업무용차처럼 주행이 상대적으로 적고 보유 기간이 긴 차는 사정이 다르다. 리스사 에이번스가 4년 운용리스·연 3만km 조건으로 유럽 28개국을 비교한 결과 준중형(C1) 전기차는 18개국에서 비슷한 내연차보다 총소유비용이 낮았고, 중형(D1)은 11개국에 그쳤다(리스사 자료). 이 조사는 리스 기간이 길수록 전기차가 유리해진다고 적었다.

뉴욕 TLC 비용 모델의 내연차 대비 전기차 연간 비용 차이 분해와 유럽 T&E 분석의 충전 방식별 결과 비교
그림 3. 같은 고주행, 다른 결론 — 충전 장소와 기사의 시간 (클릭 시 확대)

한국 택시의 계산 — LPG 유가보조금, 2교대, 충전 대기

한국 택시의 비교 상대는 LPG 차다. 서울시는 2022년 하루 220km 운행을 기준으로 연료비를 LPG 택시 2만 1,622원, 전기택시 1만 228원으로 제시했다. LPG 가격은 서울시가 “유가보조금 제외 가격”이라고 밝힌 리터당 1,002.51원, 전기는 kWh당 292.9원을 썼다. 전기택시 연료비가 LPG의 약 47%다(계산값). 다만 이 LPG 가격이 유가보조금을 빼기 전 가격인지 뺀 뒤 가격인지, 전기요금이 급속 기준인지는 서울시 자료에 밝혀져 있지 않다.

LPG 쪽에는 유가보조금이 있다. 국토교통부의 여객자동차 유가보조금 지급지침은 택시에 지급하는 연료를 경유·LPG·수소로 정하고 전기는 넣지 않았다. 이 보조금은 2001년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오른 유류세 인상분을 돌려주는 성격이고, 택시분의 지급 기간은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한시로 정해져 있다. 충전 전기에는 처음부터 그 세금이 붙지 않으므로, 제도 취지로 보면 LPG 유가보조금을 전기택시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기사가 실제로 내는 LPG 값을 낮춰 두 연료의 격차를 줄이는 효과는 있다. 또 같은 지침은 수소택시에는 충전비 일부를 kg당 3,700원 보조하는 연료보조금을 주지만, 전기택시에는 그런 장치가 없다.

법인택시의 계산은 더 어렵다. 앞서 본 대로 평균 영업거리 약 440km(2021년 보도)의 2교대 차량에 급속충전 30분 이상(2021년 보도 기준)은 교대 사이의 손실로 이어진다. 전기택시는 보조금을 받은 뒤에도 LPG 택시보다 1,000만 원 이상 비싸다는 2024년 1월 보도도 있다. 차고지 충전은 하나의 답이다. 서울시는 2023년 택시 차고지와 LPG 충전소에 급속충전기 97기(100kW급 환산 기준, 계획상 100kW 9기·200kW 44기) 설치를 승인했고,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공용으로 설치한 급속충전기 2기의 전체 이용은 그해 4월 84회에서 6월 229회로 늘었다. 차고지 충전기를 늘리려면 배전망 증설이 따르는데, 그 비용을 누가 내느냐는 20편 「전력망 투자와 요금 부담의 분배」의 주제였다. 배터리 교환도 시도된다. 교환형 택시를 취재한 2025년 보도에 나온 한 차례 배터리 교체에는 9분 9초가 걸렸다.

아쉬운 것은 최신 국내 연구다. 한국 택시의 총소유비용을 다룬 학술 논문으로는 대전 택시 실운행 자료를 쓴 2015년 논문이 있다. 이 논문은 보조금이 있고 충전 시간을 식사·휴식 시간으로 흡수한다는 조건에서 전기택시가 LPG 택시보다 경제적이라고 봤다. 2019년 인천연구원 보고서도 충전 시간 손실을 넣고도 6년간 전기택시의 총 운송원가가 LPG 택시보다 12.4% 낮다고 계산했다. 모두 몇 년 전 차값과 요금 기준이다. 2026년의 차값, 충전요금, 유가보조금을 반영한 전국 단위 계산은 공개된 것을 찾지 못했다. 11편 「충전요금·전기요금의 정치학」에서 본 충전요금 체계가 택시 기사의 손익을 직접 가른다.

배터리와 탄소 — 많이 달려도 버티는 배터리, 빨리 갚는 탄소

배터리는 걱정보다 잘 버틴다. 독일 뮌헨의 한 택시회사가 2018년부터 굴린 재규어 I-PACE 택시 6대는 18만~26만km를 달린 뒤 검사기관 데크라(Dekra)의 간이 측정에서 배터리 성능이 95~97%로 나왔다. 하루 평균 약 1.5회씩 충전한 차들이다. 텔레매틱스 업체 지오탭(Geotab)이 2026년 4월 공개한 분석(전기차 2만 2,700여 대)에서도 하루이틀에 한 번 완전 충방전에 해당할 만큼 많이 쓰는 차의 연간 열화율은 2.3%로, 적게 쓰는 차(1.5%)보다 0.8%포인트 높았다. 지오탭은 이 차이가 가동률을 높여 얻는 이익에 비하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급속충전 비중이 높으면 열화가 빨라진다는 같은 회사의 분석(12편)도 있어, 급속충전에 기대는 택시에서는 차이가 더 클 수 있다. 12편에서 소개한 영업용 아이오닉 5의 58만km 사례는 버틴다는 쪽의 근거다.

탄소는 많이 달리는 차에서 더 빨리 갚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호출 서비스 자료를 분석한 2020년 네이처 에너지 논문은 호출 서비스에서 전기차가 주는 배출 감축 편익이 일반 사용의 약 세 배라고 계산했다. T&E는 유럽에서 호출차 한 대를 전기차로 바꾸면 수명 동안 이산화탄소 약 85톤을, 일반 승용차는 약 30톤을 줄인다고 추정했다. 중국 상하이 택시를 분석한 2021년 연구는 전기택시와 내연택시의 누적 배출이 5만km에서 같아진다고 봤다. 이 거리를 사업용 LPG 승용차 평균(하루 116km)으로는 약 430일, 서울시가 연료비 계산에 쓴 하루 220km로는 약 230일에 채우고, 하루 29.9km 달리는 비사업용 승용차는 4년 반 안팎에 채운다(상하이 전력 조건의 값을 한국 주행거리에 대입한 단순 계산). 22편이 보여 준 대로 손익분기는 전력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이 숫자는 자릿수 비교로만 읽어야 한다.

규제로 플릿을 미는 도시들 — 뉴욕·캘리포니아·오슬로·런던

일부 도시와 주는 호출형 플랫폼과 택시에 직접 목표를 건다. 뉴욕시는 2023년 10월, 우버·리프트(두 회사 합쳐 약 7만 8,000대)가 한 해 동안 배차한 운행 가운데 무공해 차량 또는 휠체어 접근 차량이 맡는 비중을 2024년 5%, 2025년 15%, 2026년 25%, 2027년 40%로 정하고, 이후 매년 20%포인트씩 올려 2030년 100%로 만드는 규칙을 확정했다. 전기차만이 아니라 휠체어 접근 차량으로도 채울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캘리포니아는 호출 플랫폼의 전기차 주행거리 비중 목표(Clean Miles Standard)를 2025년 13%, 2026년 30%로 정해 2030년 90%까지 올린다. 캘리포니아 공공요금위원회(CPUC) 직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버·리프트 등 3개 사업자는 2025년 주행거리 목표는 모두 채웠지만 온실가스 목표는 모두 놓쳤고, 2026년에는 두 목표를 모두 놓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보고서는 높은 전기차 가격과 충전요금,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같은 장애를 짚고 3년 유예를 권고했다. 한편 CPUC는 2026년 7월, 운행이 많은 저·중소득 호출 기사가 무공해차를 사거나 리스하면 신차 최대 2만 300달러, 중고차 최대 1만 4,200달러, 충전비 연 최대 1,170달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RIDE)을 승인했다. 재원은 호출 사업자가 내는 규제 부담금이다.

플랫폼 스스로의 목표도 흔들린다. 우버는 2020년 미국·캐나다·유럽 도시에서 2030년까지 운행의 100%를 전기차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버가 2026년 4월 공개한 자료에서 2026년 1분기 승객을 태운 운행 거리 가운데 무공해차 비중은 유럽 17.9%, 미국·캐나다 9.1%였고, 암스테르담과 런던은 40%를 넘었다. 우버는 같은 자료에서 미국·캐나다의 전기차 거리 비중이 처음으로 줄었다며 2030년 목표가 정부와 업계의 더 강한 공조 없이는 “여전히 닿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유럽 도시는 택시를 직접 묶는다. 노르웨이 오슬로는 2024년 11월 1일부터 시내에서 영업하는 택시에 무배출 요건을 적용했다(시외에서 출발해 들어오는 운행 등 일부 예외). 2023년 노르웨이 택시 신규 등록의 BEV 비중은 88%였다. 런던은 택시의 60% 이상이 무공해 주행이 가능한 차(ZEC)이고(2025년 2월), 2023년부터는 새로 면허를 받는 사설 호출차가 모두 ZEC여야 한다. ZEC에는 엔진을 함께 단 레인지 익스텐더(택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사설 호출차)도 들어가므로 순수전기차 비중과는 다르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로보택시가 이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는 17편 「자율주행과 충전 로봇」에서 다뤘다.

플릿이 먼저 간 나라들 — 중국·베트남·인도, 그리고 일본

중국은 ‘공공·영업용 먼저, 개인은 나중’의 순서를 실제로 밟았다.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으로 잡힌 예산은 50억 위안이었지만, 2010년 7월부터 1년 동안 개인 구매에 실제로 쓰인 돈은 1억 위안이 안 됐다(재정부 통계, 워킹페이퍼 인용). 베이징이공대 에너지환경정책연구센터 연구진은 당시 개인 신에너지차 수요의 시장점유율을 “거의 0”으로 평가했다. 선전은 2018년 말 순수전기 택시가 약 2만 대로 전체 택시의 92%였다(흔히 ‘100%’로 알려졌지만 당시 발표는 92%다). 2023년에는 15개 도시를 공공 영역 차량 전면 전동화 시범지역으로 정하고, 버스·택시·환경미화·우편택배·도시물류의 신규·교체 차량 중 신에너지차 비율을 2023~2025년에 80%를 목표로 걸었다(2025년 최종 실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그 뒤 개인 수요가 시장의 중심이 됐다. ICCT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신에너지 승용차의 78%가 개인용이었고, 정부·법인용은 10%, 영업용은 12%였다. 호출 플랫폼 디디(DiDi)는 2025년 말 자사 중국 호출 서비스 주행거리의 74% 이상을 순수전기차가 맡았다고 밝혔다(회사 보고서, 보도 인용). 다만 같은 기간 중국에는 가격 하락, 국산화, 구매세 감면 같은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했고, 플릿이 개인 수요를 얼마나 끌어냈는지 분리해 추정한 연구는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다.

베트남에서는 한 그룹의 수직계열화가 플릿 전환의 큰 축이었다. 베트남 도로청 관계자에 따르면 2023년 말 순수전기 택시는 약 3만 대로 택시·서비스 차량 약 7만 5,000대의 약 40%였고 대부분 빈패스트 차량이었다. 빈패스트 차량만 쓰는 전기 택시 회사 GSM은 출범 첫해인 2023년 4분기 베트남 차량 호출 시장 점유율 18.17%로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회사 발표). 싱가포르는 2024년 말 택시의 90% 이상이 ‘청정에너지’ 모델인데, 택시 다수가 하이브리드나 순수전기로 바뀐 결과여서 순수전기차 비중과는 다르다.

관점 ④ 인도 블루스마트 — 금융·지배구조 문제가 무너뜨린 전기 호출택시

인도의 전기 호출택시 블루스마트(BluSmart)는 플릿 우선 전략의 극단적 사례다. 이 회사가 쓰던 차의 상당수는 관계사인 상장사 젠솔(Gensol)이 대출로 사서 빌려준 것이었다.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의 2025년 4월 중간명령에 따르면 젠솔은 전기차 6,400대 구입용으로 663.89크로르 루피를 빌렸고, 총사업비의 20%를 자기자본으로 대 약 829.86크로르를 투입하기로 돼 있었지만, 실제로 산 차는 4,704대(567.73크로르)였고 그 차액인 262.13크로르가 소명되지 않았다. 블루스마트는 그달 호출 서비스를 멈췄다.

이 회사의 차들은 델리 수도권과 벵갈루루에서 3억km 넘게 요금 운행을 했다. 이를 들어 운영 자체가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실적만으로 수익성이 검증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붕괴의 후폭풍은 전기차 시장에 왔다. 1만 2,000달러가 넘던 차가 약 3,000달러에 매물로 나왔고, 우버는 5,000대 인수를 접었다. 현지 업체 에베라가 넘겨받은 것은 2025년 5월 기준 220대였다. 한꺼번에 사는 플릿은 한꺼번에 팔 때 중고 시장을 흔든다.

일본은 다른 길을 갔다. 일본 택시업계는 택시 전용 LPG 하이브리드 ‘JPN TAXI’로 갈아탔고, 이 차는 2021년 2월까지 2만 4,000대 보급됐다. 업계 단체는 “내구성이 좋은 택시 전용차는 JPN TAXI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정부 심의회에 낸 자료에서 업계는 전기택시가 대당 충전설비 1기를 필요로 해 효율적인 충전이 보급의 과제라고 적었다. 택시 호출 앱 운영사 MoT는 2022년에 2030년 전기택시를 4만 대, 전국 택시 5대 중 1대 규모로 추산했다(기업 추산). 일본의 2025년 승용 전기차(BEV) 판매는 수입차를 포함해 6만 677대로 승용차 전체의 1.6%였다(교도통신, 판매협회 집계). 일본에서는 플릿도 개인 시장도 하이브리드 쪽에 머물러 있다.

플릿에서 개인으로 — 세 갈래 길의 성적표

플릿이 대중화의 속도를 정한다는 주장은 결국 플릿에서 개인으로 전기차가 넘어가는 다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흔히 세 갈래가 거론된다. 충전 인프라의 이용률을 먼저 끌어올리는 길, 3~4년 뒤 중고차로 나와 값싼 전기차를 공급하는 길, 그리고 사람들이 택시나 렌터카로 전기차를 타 보게 만드는 길이다. 세 길의 근거는 같은 수준이 아니다.

호출차가 충전망의 큰 고객이라는 자료는 있지만 한 사업자의 것이다. 미국 급속충전 사업자 EVgo의 공공망 처리량에서 호출차 몫은 2021년 1분기 11%에서 2024년 1분기 24%로 늘었고, 2023년 호출 기사 한 명은 일반 고객의 약 다섯 배를 충전했다. 회사는 2026년 3월 실적 발표에서 이 몫이 약 4분의 1이라고 했다. 충전 원가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변수가 이용률이라는 19편 「EV 충전 사업의 수익 구조」의 논리와 맞닿는다. 다만 호출차가 큰 고객이라는 것과 그것이 개인 구매로 이어졌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중국충전연맹은 충전량이 주로 버스와 승용차에서 나오고 택시 몫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밝혔고, 한국 택시가 공공 급속충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인하지 못했다.

중고 전기차 공급은 늘고 있지만 플릿 출신 몫과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리스 만기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은 2025년 4.4%에서 2026년 9.9%, 2028년 18.4%로 커질 전망이다(콕스 오토모티브). 그런데 같은 분석은 공급이 늘었는데도 3년 된 중고 전기차의 소매가가 대체로 오르고 있다고 했고, 포드 금융 자회사의 리스 반납률(전 차종 기준)은 2026년 1분기 48%로 2019년 1분기 80%보다 낮았다. 만기가 됐다고 모두 시장에 나오지는 않는다. 미국의 전기차 리스는 상업용 세액공제(45W)를 거쳐 개인 소비자에게 제공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21편)도 유럽식 법인 플릿과 다르다. 영국은 2025년 중고 BEV 거래가 27만 4,815건으로 45.7% 늘었다. 동시에 법인들이 리스 계약을 4~5년으로 늘리면서 딜러 재고 중 3~4년 된 차의 비중이 2년 전 25.5%에서 22.6%로 줄었다. 다리가 길어지고 있다. 같은 자료에서 영국 중고 전기차 값은 2024년보다 21.1% 낮았다(2026년 8월). 가격 신호는 나라마다 엇갈린다. 유럽 중고 BEV 공급 가운데 법인 출신의 비중을 직접 잰 수치는 찾지 못했다.

타 보고 몰아 본 경험의 효과는 엇갈린다. 내연차 보유자 4,149명을 정보 제공, 정보와 며칠간의 시승, 무처치의 세 집단으로 무작위로 나눈 실험에서 시승 집단의 구매 의향은 크게 높아졌지만(논문 초록 기준 11%, Energy Policy, 2022), 약 18개월 뒤 실제 구매를 추적하자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Transportation Research Part A, 2022). 미국 설문 연구는 호출 서비스를 탄 경험이 전기차 구매 성향을 높였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보고했다(2018, 탄 차가 전기차였는지는 구분하지 않았다). 반대로 중국의 2019~2021년 판매 자료(전국과 선전)를 쓴 2026년 연구는 전기 호출차가 ‘움직이는 광고판’처럼 판매를 늘리는 효과를 찾았다. 스웨덴 전수 자료로 회사차 리스 만기 시점을 이용한 연구는 하이브리드까지 포함한 전동화차 1대가 다음 분기 직장 동료 쪽에서 0.094대, 가족 쪽에서 0.023대, 이웃 쪽에서 0.22대를 더 불러온다고 추정했다(효과는 주로 플러그인 차량에서 나왔다). 다만 아직 학술지에 실리지 않은 워킹페이퍼(2025년 10월 개정판)다.

플릿에서 개인 시장으로 전기차가 넘어가는 세 경로 — 충전망 수요, 중고차 공급, 노출·체험 효과의 근거와 판정
그림 4. 플릿에서 개인으로 — 세 갈래 길의 성적표 (클릭 시 확대)

반론 — 플릿은 가장 빠른 브레이크이기도 하다

플릿에 대한 가장 강한 반론은 플릿이 정책에 너무 빨리 반응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2023년 9월 1일부터 법인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신청을 막았다. 8월 BEV 신규 등록은 8만 6,649대였고, 9월은 3만 1,714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28.6% 적었다. 전월보다는 약 63% 줄었다(계산값). 그달 신차 전체의 66.9%가 법인 명의였다. 이듬해 3월 플릿의 BEV 등록은 전년보다 26% 줄어 1만 2,200대였다(2023년 12월 개인 보조금까지 갑자기 끝난 뒤의 수치라 법인 보조금 종료만의 효과로 볼 수는 없다). 데이터포스 조사에서 전기차를 운용 중인 플릿 관리자의 67%는 보조금 종료가 구매 계획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로이터는 잔존가치 하락이 리스료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독일 자동차연구소(CAR) 자료에 따르면 독일에서 4만 5,000유로짜리 전기차의 월 리스료는 2021년 8월 284유로에서 2024년 8월 621유로로 두 배 넘게 올랐지만, 비슷한 내연차는 473유로에서 468유로로 거의 그대로였다. 다만 이 기간에는 금리 상승과 독일 전기차 구매보조금의 축소·종료도 겹쳤다. 유럽 리스협회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에서 전기차 비중이 커질수록 이 문제는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영국 BVRLA의 연례 업계 전망 보고서는 비용이 높고 고객 수요가 적어, 무공해차 의무가 공급을 움직이지 않는다면 렌터카 회사 ‘대다수’가 전기차를 아예 피할 것이라고 적었다(오토카 보도). 의무가 사라지면 가장 먼저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세제의 형평성도 쟁점이다. 독일의 법인차 세제 혜택이 연간 재정에 주는 부담은 독일경제연구소(DIW)의 2025년 추정 약 25억 유로에서 외코연구소의 2021년 추정 30억~60억 유로까지 벌어져 있고, 외코연구소는 혜택의 약 절반이 소득 상위 20% 가구로 간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추정은 내연차를 포함한 법인차 세제 전체에 대한 것이고, 전기차 우대분만의 비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T&E는 EU에서 전기차 1대가 4년 동안 받는 세제 혜택을 법인 6,032유로, 개인 332유로로 추정했다(환경단체 추정). T&E는 이 격차를 근거로, 혜택을 더 받는 대기업에 더 높은 전동화 목표를 지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의 비용도 있다. 뉴욕 택시를 시뮬레이션한 2019년 연구는 충전소 수가 제한된 시나리오(2013년 TLC 제안 212곳)에서 전기택시의 대당 평균 수입이 약 247달러로 내연택시(260달러)보다 낮고, 전기택시가 늘어날수록 충전 대기가 길어져 그 격차가 커진다고 봤다(Transportation Research Record). 저자들은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면 이 격차가 줄어든다고 봤다. 한국 법인택시가 충전 유휴 시간을 이유로 전기차를 꺼린다는 보도와 같은 이야기다.

플릿이 브레이크가 된 사례 — 독일 법인 보조금 종료 전후 순수전기차 등록, 독일 전기차와 내연차 리스료 변화, 미국·유럽 렌터카사의 전기차 관련 손실
그림 5. 플릿은 브레이크도 된다 — 보조금 종료, 리스료, 렌터카 손실 (클릭 시 확대)

재반론도 공정하게 적어야 한다. 독일의 2023년 8~9월 BEV 등록을 합치면 11만 8,363대로 전년 같은 기간(7만 6,395대)보다 약 55% 많았다(계산값, KBA 집계). 적어도 8~9월만 보면 수요가 사라졌다기보다 앞당겨진 몫이 컸다. 2025년 독일 전기차 판매의 회복을 IEA가 전기 법인차 세제 우대와 저가 모델 확대로 설명했다는 점(21편)은 플릿이 정책 신호에 빠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정책의 수단도 된다는 뜻이다. 로이터는 중고 전기차 값이 2022년 10월 고점 이후 내려왔다고 전했다. 리스료 상승의 일부는 고점기에 산 차의 잔존가치를 다시 맞추는 조정일 수 있다. 플릿은 정책 신호를 양쪽으로 증폭한다. 보조금 종료 사례가 가리키는 것은 플릿 전략의 실패라기보다 정책이 들쭉날쭉하거나 잔존가치가 흔들릴 때의 비용이다. 세제의 형평성과 충전 대기 비용은 이 재반론으로 풀리지 않는 별개의 숙제다.

학계는 어디서 갈리나

합의된 부분부터 정리하면, 같은 전력·충전요금·차량 조건이라면 많이 달리는 차일수록 전기차 전환의 누적 연료비 절감과 탄소 이익이 빨리 쌓인다는 데는 이견이 적다. 법인차 세제가 법인의 전기차 선택을 크게 움직인다는 데도 실증 근거가 쌓였다.

갈리는 곳은 네 가지다. 첫째, 그 세제의 값어치다. 한쪽은 BEV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17~40% 오른다는 효과 크기를, 다른 쪽은 후생 손실이 포기한 세수보다 크다는 비용을 쟀다.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어 둘을 합친 평가는 아직 없다. 둘째, 체험의 효과다. 무작위 실험에서 시승은 구매 의향을 높였지만 약 18개월 뒤 실제 구매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저자는 더 큰 표본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기 호출차의 노출 효과는 중국 연구에서 나타났지만, 미국 연구는 탄 차가 전기차였는지 구분하지 않아 같은 질문에 대한 반대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셋째, 고주행 차량의 총소유비용이다. 충전 장소와 기사의 시간 가치를 어떻게 가정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뒤집힌다. 넷째, 중고차 경로의 인과다. 플릿 출신 차량이 중고 전기차 가격을 얼마나 낮추고 그것이 개인 구매를 얼마나 늘리는지 분리해 추정한 연구는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다. 중국의 ‘공공 먼저, 개인 나중’ 경로도 순서는 확인되지만 가격 하락과 정책의 몫을 나눈 분석은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다.

인사이트 — 여섯 가지

첫째, 플릿은 한 덩어리가 아니다. 많이 달리는 한국 택시는 2023년 신차 평균의 네 배 가까운 비율로 전기차를 골랐다. 1~3년마다 차를 되파는 미국·독일의 대형 렌터카 회사는 잔존가치가 흔들리자 전기차를 줄였다. 이번에 본 나라들에서 법인 업무용차가 개인을 앞선 곳은 세제가 전기차 쪽으로 크게 기운 나라였다. “플릿을 먼저”라는 정책은 어떤 플릿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둘째, 속도를 정하는 것은 플릿이 아니라 플릿에 걸린 제도다. 벨기에·네덜란드·영국에서는 법인이 앞섰고, 독일·EU 전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독일은 법인 세제가 있어도 개인 보조금이 다시 생긴 해에는 개인이 더 앞섰다. 프랑스는 플릿 과세와 현물급여 개편이 겹친 시기에 업무용 몫이 커졌다(이 통계만으로 세제의 독립 효과를 가를 수는 없다). 한국 공공부문도 의무가 닿은 신규 차량에서는 94.6%였다. 플릿은 엔진이 아니라 증폭기에 가깝다.

셋째, 고주행 플릿의 열쇠는 차값보다 충전할 자리다. 같은 연 4만 마일 안팎에서도 집(차고지) 충전이면 전기차가, 공공 급속충전이면 하이브리드나 내연차가 유리하게 나온 연구가 있다. 한국 법인택시가 2교대 영업 중 충전 시간을 꺼린다면, 구매 보조금보다 차고지 급속충전기와 교대 시간 충전, 배터리 교환 같은 운영 인프라가 더 직접적인 처방일 수 있다.

넷째, 렌터카와 리스에는 잔존가치의 안전판이 필요하다. Hertz와 Avis의 손실은 주로 되팔 때의 값에서 나왔고, Hertz는 전기차의 사고·파손 비용도 함께 들었다. 12편에서 다룬 배터리 상태 정보의 공개, 제조사의 바이백·보증, 리스 기간을 늘리는 재리스가 플릿의 전기차 수요를 지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리스가 길어지면 그 차가 중고 시장에 나오는 시점도 늦어진다.

다섯째, 한국은 플릿에 쓸 수 있는 지렛대가 약하다. 렌터카·대기업 13%, 택시 7%의 구매목표는 제재가 없고, 법인 업무용차의 비용 처리 규정은 아직 전기차를 따로 우대하지 않으며(2027년부터 차등을 두는 정부안이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보조금은 대량으로 사는 법인에게 지방비를 주지 않는다. 판매자 목표는 2030년 50%로 올라가는데 구매자 쪽 목표는 제자리다(판매자 목표도 실제 기여금 부과는 없었다). 한국 택시의 전동화도 법인보다 개인택시 사업자의 선택으로 이뤄졌다. 강제력을 높일지, 세제나 인프라로 유인할지는 정책의 선택이지만, 지금의 제도로 플릿이 대중화의 속도를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여섯째, 빈칸은 여전히 통계다. 구매 주체와 연료를 체계적으로 교차한 신규 등록 통계, 보조금의 대상별 전체 집행 실적, 2022년 이후 렌터카의 전기차 비중, 택시의 충전 이용 비중, 구매목표의 이행률, K-EV100의 누적 실적은 이번 조사에서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다. 21편이 남긴 빈칸은 이번 편에서 한국환경공단 경로의 실적만큼만 채워졌다. 플릿 정책을 논하려면 먼저 이 숫자들이 필요하다.

결론 — 플릿이 대중화의 속도를 정하나

제목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플릿은 전기차 대중화의 속도를 정하는가.

확인된 답은 “플릿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속도를 정하는 것은 플릿에 걸린 제도와 충전할 자리, 그리고 잔존가치다”에 가깝다. 2023년 한국 신규 택시의 전기차 비중은 신차 평균의 네 배에 가까웠지만 그 주인공은 개인택시였다. 이번에 비교한 유럽 나라 가운데 법인차가 개인을 앞선 곳은 세제가 전기차 쪽으로 기운 나라였다. 미국의 대형 렌터카 회사는 중고 시세가 흔들리자 전기차를 대거 처분했다. 플릿에서 개인으로 넘어가는 세 다리 모두 관련 자료는 있지만, 플릿이 개인의 전기차 구매를 늘린다는 인과 근거는 아직 약하거나 엇갈린다. 호출차가 충전망의 큰 고객이라는 자료는 미국 한 사업자의 것이고, 중고차의 다리는 공급 증가까지만 보이며, 체험의 다리는 연구마다 엇갈린다.

이 글에서 본 유럽 나라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민간 플릿에 걸린 제도가 약한 편이다. 공공부문처럼 의무가 닿는 신규 차량은 거의 전부 전기·수소차였고, 제재 없는 목표에 그친 민간 플릿은 공개된 실적조차 드물다. 플릿은 가속 페달이자 브레이크다. 어느 쪽으로 밟히는지는 플릿 자체보다 플릿에 걸린 제도와 시장이 정한다.


긱토이브이 인사이트는 매주 EV 산업의 구조 변화를 한국과 글로벌 양쪽 시각에서 정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상용차 전동화 — 트럭과 버스는 승용차와 다른 길을 가나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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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노트 : 이 글은 법령·고시 원문, 정부·지자체 발표, 기업 공시(미국 증권거래위원회·한국 전자공시), 국제기구와 연구기관 보고서, 피어리뷰 논문과 워킹페이퍼, 업계 통계, 언론 보도를 구분해 작성했습니다. 약 410건의 자료를 교차 검증했습니다. 조사자가 직접 계산한 값은 ‘계산값’으로 표시했고, 한국 보조금의 대상별 전체 집행 실적처럼 이번 조사에서 공개 자료를 확인하지 못한 항목은 그 사실을 본문에 적었습니다. 기업이나 단체가 후원하거나 작성한 자료는 그 관계를 함께 밝혔습니다. 모든 근거는 본문 하이퍼링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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